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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수입이 늘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

수입이 늘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

목차

  1. 돈과 행복의 비선형적 관계
  2. '적응'이라는 심리적 함정
  3. 비교는 행복을 갉아먹는다
  4. 진짜 결핍은 물질이 아니다
  5. 일과 소명의 불일치
  6. 에필로그: 행복의 방향을 다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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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과 행복의 비선형적 관계

경제학에서는 수입이 일정 수준까지는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의 연구(2010)는 연간 수입이 약 7만 5천 달러(당시 기준)를 넘으면 추가 수입이 행복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나 또한 한때 연봉이 두 배가 되는 승진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쁨은 잠깐이었고, 곧 이전보다 더 큰 스트레스와 허탈감이 찾아왔습니다. 수입의 상승이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행복은 선형이 아니라,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는 선분적 관계였던 셈이죠.


2. '적응'이라는 심리적 함정

심리학에는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소득 수준이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그 전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는 현상을 뜻합니다.

새로 이사한 고급 아파트, 더 좋은 차, 넓어진 사무실… 처음엔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한 달이 지나면 모든 게 당연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더 좋은 것을 갈망하게 되지요. 이 반복은 '더 많은 돈 → 더 많은 소비 → 비슷한 행복감'이라는 순환에 갇히게 합니다.

 


3. 비교는 행복을 갉아먹는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우리는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SNS 시대의 우리는 타인의 성공과 소비를 실시간으로 접합니다. 이는 우리 안에 '상대적 박탈감'을 심어줍니다.

내 월급이 예전보다 늘었음에도, 동창회에서 친구의 외제차를 본 순간 내 성취는 왜소하게 느껴졌습니다. 비교는 절대적인 수입이 아닌, '상대적 위치'를 더 중요하게 만들지요. 결국 돈이 늘어도, 마음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4. 진짜 결핍은 물질이 아니다

마르크스는 인간을 '소외된 존재'로 보았습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자신이 만든 것과 자신에게서 멀어진다고 했죠. 이 개념은 물질이 풍요해질수록 영혼은 더 메마를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풍요로운 월급날에도 마음 한 구석은 쓸쓸했습니다. 친구들과의 진심 어린 대화, 혼자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감각… 그런 것들이 부족할 때 우리는 아무리 많은 수입을 올려도 결핍감을 느끼게 됩니다.


5. 일과 소명의 불일치

돈을 좇는 일이 반드시 나의 소명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가장 성공적인 사람들은 보람을 추구하면서도 결과적으로 큰 보상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나는 수입이 높은 일을 택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왜 이 일을 계속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할 때, 돈은 오히려 족쇄가 됩니다. 행복은 단순히 수입이 아닌, 일의 의미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에필로그: 행복의 방향을 다시 그리다

수입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은 건, 우리가 ‘얼마나’가 아닌 ‘어떻게’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돈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돈을 벌고 있는가?"

삶의 진짜 부는 소명, 관계, 여유, 존재의 충만함에서 옵니다. 오늘 하루, 수입이 아닌 마음의 잔고를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그 안에 진짜 행복의 실마리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